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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혹 ‘애끊는’ 마음이 맞는지, ‘애끓는’ 마음이 맞는지 문의해 오는 독자가 있다. 이처럼 둘 중 하나를 잘못된 표현이라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애끊다’와 ‘애끓다’는 각각 다른 의미를 지닌 단어이므로 문맥에 따라 골라 써야 한다.

‘애’는 ‘창자’의 옛말이다. ‘애끊다’는 ‘창자가 끊어지는 것과 같은 슬픔’을, ‘애끓다’는 ‘창자가 끓어오르는 것 같은 안타까움’을 나타낼 때 쓴다. 다시 말해 ‘애끊다’는 슬픔이 극한에 이른 경우, ‘애끓다’는 걱정·분노·원망 등으로 속이 부글부글 끓는 듯한 상태를 나타낼 때 사용된다.

“새끼를 잃은 어미 새의 애끊는 울음소리가 들려왔다”에서와 같이 ‘슬픔’에 방점이 찍혀 있다면 ‘애끊다’를, “집 나간 자식을 찾아다니는 부모의 애끓는 마음”에서처럼 ‘걱정스러움’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면 ‘애끓다’를 쓰는 게 적절하다.

‘애끊다’는 ‘끊을 단(斷)’ 자와 ‘창자 장(腸)’ 자로 이루어진 ‘단장(斷腸)’이란 고사성어와 같은 의미다. ‘단장’의 유래를 알면 ‘애끊다’와 ‘애끓다’를 구분하는 데 도움이 된다. 중국 진나라 시절 환온(桓溫)의 군대가 삼협(三峽)을 지날 때 한 병사가 장난삼아 아기 원숭이 한 마리를 잡아 데리고 배에 탔다. 어미 원숭이는 슬피 울며 1000여 리를 따라왔다. 배가 강가에 들어오자 어미는 간신히 배에 올라탔지만 너무 힘들고 지친 나머지 죽고 말았다. 사람들이 어미 원숭이의 배를 갈라 보니 창자가 마디마디 끊어져 있었다고 한다. ‘단장’이란 말이 여기서 나왔다. 어미 원숭이의 창자가 끊어지는 슬픔을 떠올린다면 ‘애끊다’가 슬픔을 강조한 표현이란 걸 생각해낼 수 있을 것이다.

김현정 기자 nomad@joongang.co.kr

[출처: 중앙일보] [우리말 바루기] ‘애끊는’ 마음과 ‘애끓는’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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