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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요리

조회 수 71 추천 수 0 2017.09.30 21:41:43
저자 : 이인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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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요리

​ 
 
 
 
 
  어떤 사랑은
  맛이 없는 디저트가 풀코스를 망치는 프랑스 요리 같아서
 
  감정만으로 당신을 선택하기엔
  확증이 모자란 메뉴다
  젓가락을 이리저리 걸쳐보지만
  입맛이 딱 맞지 않는 요리를 먹는 기분이랄까
 
  텅 빈 하루, 박하 화분을 닦는다

  그를 마음껏 호흡해도 안전한 저녁이 오면 차지한 자리만큼 맑아

지는 사람을 만나고 싶다

  물을 먹지 않아도 쓱쓱 자라는 시간이 있다

  일용할 양식만큼 시들어가는 고양이의 눈동자에 박하 이파리를 꽂

아두고

 
  아주 오래 전부터 나를 집요하게 훔쳐보는 어떤 눈

  어둠 속 스파크를 일으킨다 잃어버린 입맛을 뽑아내는 스파게티처

  가느다랗고 강렬한 느낌을 씹는다
  별미 중의 별미란 이런 거구나 고개를 끄덕이게 하는 순간이다

  속일 수 없는 레시피를 가진 사람들이 겨자색 냅킨에 눈빛을 접는

저녁

 
  젓가락의 편향을 탓하지 않아도 좋을 요리를 먹고 싶다
  수많은 파도가 하나의 모래알을 오려내듯
  천천히 음미하며 핥는 즙 많은 소스
  루즈 묻은 입술을 당신 이마에 레몬처럼 얹는다
  고양이 눈동자에 박하꽃이 핀다 생기가 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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