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의자

조회 수 42 추천 수 0 2020.02.01 22:40:01
저자 : 홍 철 기 


의자.jpg


의자

-홍 철 기

 

 

한때는 이 의자도 빛나는 각을 가졌다


중심이 흔들릴 때마다 사각사각

시간은 각진 사연을 둥글게 깎아 냈다

한순간의 선택이 기울어진 길에 놓여 졌고

나는 그 마음을 모른 척 등진 채 살았다


조금 더 깎아내면 마음에 닿을지도 몰라

제각각 다른 길 걸어와도 아픈 발처럼

모르는 내일이라도 성큼성큼 떠나봤으면

가늘어지는 머리칼이 빠질 때 마다

묵주를 색칠하며 떠나는 밤의 시간은 깊어졌다

 

수시로 저만큼 떨어진 탱자나무에서 바람이 불었고

의자는 가시에 찔린 듯 묵묵히 웅크렸다 

더 이상 각을 세우지도 않았고

이제는 내가 다가가 괴어놓은 시간이 늘어갔다


흔들릴 때마다 흔들린 자리에 더 마음 가는 일

눈앞에서 가늠할 수 없는 햇빛의 각도 뒤로

문을 닫고 떠나는 것들이 많아졌다

 

이제,

 

빈 의자에 내가 앉는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저자 날짜 조회 수
» 의자 file 홍 철 기  2020-02-01 42
225 물푸레 동면기 file 이여원(李如苑)  2020-01-21 92
224 아, 고도(Godot)! file 김상미  2020-01-10 145
223 잉어가죽구두 file 김경후  2019-12-25 204
222 물안개 file 류시화  2019-11-21 357
221 물의 후렴 file 김겨리  2019-11-12 397
220 풀잎의 등 file 전순선  2019-10-03 535
219 유전자 이문자  2019-09-12 717
218 금요일 file 이상국  2019-08-03 838
217 발목의 지향점 file 고경숙  2019-06-27 867
216 정물화 file 문정영  2019-05-28 1003
215 뭉클 file 이사라  2019-03-21 1224
214 새해의 첫 기적 file 반칠환  2019-01-06 1580
213 첫 눈 file 김지헌  2018-11-20 2007
212 차가운 해가 뜨거운 발을 굴릴 때 file 허수경  2018-10-09 2347
211 그리운 바다 성산포 file 이생진  2018-09-15 3181
210 암호해독 file 김은자  2018-09-10 2216
209 복숭아 file 최연홍  2018-09-02 2798
208 노자의 시창작 강의 file 이진우  2018-08-22 2143
207 키아마*의 고래 file 권혁재  2018-07-29 228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