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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난

박선비



 

새벽 시반, 집으로 돌아 때이었다. 눈이 내리어서 들판을 하얗게 덮은 밤이었다.                      

세찬 바람이 불어서 밖에 있는 것들은 추워 떨고 있었다. 날도 밤이면 청소를 하러 나갔고 여섯 시간 만에 집으로 돌아 오고 있었다. 끌고 

다닌 오래되어서 속력이 빠르지 않은 중고 차는 55 마일 지역을 45 마일로 겨우 달렸다. 낯이었으면, 보통 65 마일로 빠르게 옆을 지나치는 다른 운전자들의 흘김을 받는 길이었다. 시간에는 아무도 그를 방해하지 않았고, 간혹 스쳐 지나가는 차들도 그를 개의하지 않았다. 시간 동안에 청소를 마치고 홀가분한 기분으로 집으로 돌아오고 있었다. 세상이 하얀 들판을 달리어도 거리는 소금을 뿌리어서 녹았고, 제설차는 밤새 돌아 다녔기에 운전하는 데에는 문제가 없었다. 창가를 스치는 차가운 바람은 안으로 밀고 들어 왔지만, 다행히 아직도 작동하고 있는 히터(heater) 덕분에 안은 따뜻한 기운을 유지한 운전하는 손을 녹여 주었다. 여름보다 겨울이 훨씬 좋았다. 겨울은, 일하면서 땀을 흘리지 않아서 즐거웠고, 오고 가는 안에서 에어컨이 작동하지 않아 지루하게 보내야 하는 때가 아니었다. 겨울은 누구에게나 같은 시간으로 흘러 갔다. 지나간 가을이 생각났다. 무더웠고 지루했던 여름이 지나 갔고, 가을 바람이 불어 오자 그는 즐거웠다. 이제 길거리와 들판에 나뭇잎들이 갈색과 자주색 그리고 노랑 색으로 물감을 집어 쓰고 변할 것이다. 신비한 색깔은 매일마다 다르게 느껴지고, 보는 것만으로도 기쁨이 솟아 났다. 누구와도 기분을 나눌 없는 것이 아쉬웠지만, 한편으로는 혼자 느끼는 것도 좋았다. 바쁘게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는 산과 들의 풍경이 어떻게 변하든지 무슨 상관이 있을까? 사람들과 어울리는 재미와 단란한 가정을 꾸려가는 재미로 사는 사람들에게는 무엇이 필요할까? 그는 자신도 언제인가는 그러한 삶을 있기를 바랐다. 그러나 지금은 깊어가는 가을을 쳐다보아도 좋았다. 높은 나무 가지에서 떨어지는 낙엽이 공중을 날며 흩날리다가 바람 결에 잠시 떠오르는 것을 바라보며 신기하게 느껴지었다. 나뭇잎이 떨어지고 가지만이 발가벗은 자처럼 드러나면 겨울이 닥쳐 것이었다. 그러나 그는 걱정이 없었다. 많지 않은 돈이지만 두주에 한번씩 받는 봉급은 자신의 생활에 궁핍함을 덜어 주었다. 저축할 여분은 없었지만, 모자라지 않는 삶에 아쉬움이 없었다. 그리고 온갖 일을 하며 살아 왔지만 지금처럼 마음의 평안을 가져 적이 없었다.  어렵게 구해진 청소 일을 한지 개월이 지났을 새로이 개장한 대형 상점의 청소 일로 자리를 옮겼다. 동안에 일하던 곳을 떠난 것이, 그에게 새로운 계기가 되었다. 상점의 지점장은 근처의 유사한 상점과 경쟁하여 살아 남아야 했기에 아침 일찍 출근하여 일하는 사람들을 기다리었고, 휴식 시간도 없이 종업원들의 상태를 점검하였다. 그리고 모두 퇴근한 늦게까지 남아 있었다. 자리를 옮기는 제의를 받아들이기에는 약간 주저할 수도 있었지만, 그는 다른 생각 없이 일을 하겠다고 대답했다. 그는 가까운 장래에 일을 그만 계획은 없었다. 그리고 무슨 일을 하든지 생각하기 달렸다고 느끼고 있었다. 더구나 지금까지 같이 일해 사람에게 약간 지쳐있었다. 처음 청소 일을 시작할 때에는, 전에 해보지 않던 일이었기에 별다른 감정이 생기지 않은 사람이 원하는 데로 따라 갔었다. 그러나 년이 지나가도록 그를 마치 처음 일을 시작한 사람처럼 대하는 데에는 은근히 화가 나기도 했다. 일에 대한 지적은 언제나 당연하고, 사람 자신의 일에 대해서는 흠잡는 것을 싫어하는 태도에 절망하였다. 그러나 잠시 잠깐의 감정일 뿐, 그런대로 일하고 있었다. 그리고 동안에는 시내로 운전하고 다녔기에, 차가 성능이 좋을 필요가 없었지만, 고속도로를 달려야 하는 부담도 있었다. 그리고 오고 가는 시간이 걸리었다. 그러나, 어찌 되었던지 간에 묵묵히 일하면 어김없이 받는 봉급에 만족하고 있었다. 외에 무엇을 바랄 것인가? 모두 그렇게 살아가는 것일 것이다. 작게든 크게든 자신의 일을 하는 이유가 있었다.


날도 반에 집으로 돌아와서 주차장을 건너 자신의 아파트로 걸어 가고 있었다. 모두가 잠든 시간이었다. 언제나 그렇듯이 아파트의 모든 집들이 불이 꺼져있고 정적만이 흐르고 있었다. 차에서 나와 200 여 m 거리를 걷는 동안에 바람이 지나가며 옷깃으로 스며 들어 왔다. 때에 누구인가 문을 세차게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는 지하층으로 가는 출입문에서 소리가 나는 것을 듣고 그곳으로 걸어갔다. 사이에도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계속 들려 오고 있었다. 약간 경사진 길을 내려가자 출입문을 두드리는 사람이 보였다. 작은 체구의 여자이었다. 그는 의아한 마음으로 그녀에게 다가갔다. 무엇 때문에, 낯도 아니고 밤중에 외등 하나 덩그러니 걸려 있는 출입구에서, 철문을 두드리고 있을까? 그가 것은 십대 후반으로 보이는 왜소한 여자일 뿐이었지, 누구를 위협할 만한 인상을 가진 사람은 아니었다. 그리하여 경계할 마음이 없이 그녀에게 다가 갔다. 그녀의 눈가에는 흐른 눈물이 마른 자욱이 뺨에 줄을 긋고 있었다. 그리고 몸을 떨고 있었다. 더욱이 날이 추웠기에 그녀의 떨림은 작은 체구를 감싸고 있는 주위의 공기를 떨게 하고 있었다. 그는 그녀에게 물었다.   

어찌된 이신가요? 아무도 문을 열어 주지 않나요?”                                                                               

그녀는 이상 문을 두드릴 힘이 없는 손을 호호 불며 얼어가는 몸을 팔로 감쌌다.  그리고 그를 쳐다 보았다. 그녀는 이제 살았다는 안도감이 몰려 왔다. 오랜 시간이 지난 것이었다. 자신도 모르게 방문을 밀고 나온 것이 저녁 시간이었으니까, 족해도 시간은 밖에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많은 시간을 어떻게 보냈는지 순서가 오르지 않았지만, 갑자기 밀려 왔다가는 멍해지는 순간에 모두 사라져 갔다. 그녀는 허름한 차림 이나 좋아 보이는 그에게 기대어 왔다. 그는 그녀의 낯이 익었다. 어디 아파트 방에 사는 지, 이름이 무엇이고, 무엇을 하는지는 몰랐다. 다만, 아파트를 왕래하다가 우연히 스쳐 지나가던 여자이었다. 번, 아니면 서너 보았던 눈에 띄는 미모는 아닌 평범한 인상을 가진 여자이었다. 그리고 사람들이 스쳐도 수줍은 고개를 숙이고 지나갔기에 별다른 인상이 남아 있지 않았다. 그도 그녀에게 말을 건넬 기회가 없었다. 그러나 잠깐 스쳐가는 사람의 공간에는 같은 종류의 공기가 흐르고 있었다. 그는 외로웠다. 누구엔가 말을 건네고 자신의 삶을 말하고 싶었다. 일상의 일을 떠나서 무엇을 읽고, 텔레비전을 보며 어떤 생각이 올랐는지, 그리고 잠을 자며 어떤 꿈에 시달리고 있는지 말하고 싶었다. 그러나 어느 누가 한가하게 그의 얘기를 들어 것인가? 아무도 없으리라고 생각할 때이면, 우연히 그녀가 그를 스쳐 지나갔다. 한번도 그에게 눈길을 주거나, 미소를 띄운 적은 없었지만 그녀도 그의 존재를 느끼고 있었을까?  설혹 그렇다 치더라도, 아무런 기회도 없이 사람은 이방인들처럼 아파트 공간에서 크게 다르지 않은 공기를 마시고, 뱉으며 살고 있었다.  그리고 우연이 아닌 것처럼 새벽시간에 사람을 만나게 하였다. 어떤 이유인지 모르겠으나 살아가고 있는 동안에 부딪치는 일이었다. 일은, 아무도 방해하지 않는, 천지가 고요히 잠든 밤에, 외등 하나 덩그러니 켜져 있는, 그리고 주위가 추워서 모두들 문을 걸어 잠그고 몸을 감싼 담요를 덮고 깊이 잠든 밤에 사람이 얘기를 나누라고 만들어진 것이었다.  그는 주머니에서 열쇠를 꺼내었다.  우선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야 했다. 그녀는 두툼한 옷을 입지 않고 있었다. 겨울에 방에서나 입을 만한 가벼운 외투를 걸치고 있었다. 그리고 오랜 시간을 밖에서 떨고 있었기에 몸이 얼어 있었다. 그녀는 정신이 몽롱하여 자신이 있는 자리가 어디인지도 모르는 하였다. 다행히도 출입 문을 두드리고 있었기에 그녀는 그를 만날 있었다.  그는 서둘러 문을 열었다. 우선 공기가 그녀를 더욱 얼지 않게 하여야 했다. 안으로 들어 오면, 불기운은 없었지만 따뜻한 실내에서 서서히 몸을 녹게 하려고 했다. 그는 문을 열고 그녀가 먼저 들어 가라고 짓을 하였다. 그녀는 잠시 망설이고 있었다. 무언가 결정할 없어서 망설이듯 하였다. 그러자 그는 그녀의 손을 잡고 안으로 이끌었다. 그는 그녀가 스스로 맘을 잡고 안으로 들어갈 수가 없으리라고 생각했다. 그녀의 손에서는 놀랄 차가운, 그리고 뻣뻣하여진 마디가 느껴져 왔다. 이미 안에는 온기도 없어 팔과 어깨에는 기운도 사라진 듯, 그리하여 심장에만 온기가 남아 있을는지, 그는 그녀가 애처로워 졌다. 그는 밝은 복도에 들어 서자 그녀를 자세히 쳐다보았다. 그녀의 머리 편에는 피가 엉겨 붙어 있었다. 얼핏 스치면 보이지 않을 새치 머리에서 붉은 자국이 드러나 보였다. 그리고 그녀의 손을 잡고 들어 오자 복도의 아래에서 그녀의 손바닥에 붉은 핏자국이 보였다. 그는 그녀에게 물었다.                           

  얼마나 밖에서 기다리었나요? 아파트 열쇠를 가지고 있지 않나요? 추운 겨울에 밖에서 떨고 있었다니 정말 큰일 했군요. 

괜찮으세요? 머리에는 피가 났었는데 어디에서 넘어 졌나요?”  손이 잡힌 안으로 들어 그녀는 그에게 대답했다.   

  아까, 여기를 내려 오다가 꽈당, 넘어졌어요.


 그녀는 수줍어하지 않았다. 그러할 수도 없었다. 얼마나 시간이 흘러 갔을까? 자신도 없는 시간을 추운 밖에서 돌아 다녔다. 그리고 날은 그녀가 그를 만난 날이었다. 날도 그녀는 안에서 뜨개질을 하고 있었다. 목도리를 짜고 있었다. 누구에게 주어야겠다고 결심한 것은 아니지만, 겨울에 목에 두르고 다니면 좋을 것이라는 생각에 시작한 일이었다. 그리고 꿈에나 그려 보는 상상이지만, 목도리를 지점장이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녀는 대형 식품 상점에서 점원으로 일하고 있었다. 직장은 어렵사리 구해진 것이었다. 그녀는 혼자 살아 가면서 여러 가지 궂은 일들을 하며 지냈다. 식당에서부터 빵집으로 그리고 세탁소에서 일도 마다 않고 찾아 다니며 생존하고 있었다. 스무 살이 되었을 동네에 상점이 생기었다. 동네의 여자들에게는 구원의 소식 같았다. 누구나 자신이 살아 가고 있는 시간이 가장 어려운 시기라면서 괴로워할 때이었다. 그리하여 안에서 가사를 돌보고 있던 여인들은 슈퍼마켓에서 일하고 싶어 몰려 들었다. 서로 다투어서 신청서를 들이 밀고, 면접을 하러 왔다. 그녀도 운이 좋으면 직장을 얻을 있으리라는 막연한 희망에 신청서를 작성하여 내밀고는, 오고 가는 길에 슈퍼마켓을 올려다보며 자신의 면접 날이 오기를 기다렸다. 그러나 슈퍼마켓이 새로이 개장하여, 동네가 들떠서 사람들이 몰려드는 시간이 흘러 갔지만 아무 소식이 없었다. 이미 곳에서 일할 사람을 뽑아 버린 것이었다. 그리하고도 한참의 나날이 흐른 후에 지점장이 그녀를 면접하겠다고 연락이 왔다. 그녀는 기뻤다. 기회가 것이었다. 그녀는 정해진 면접 날이 다가오기를 기다리며 준비를 하였다. 그녀에게 새로운 옷이 필요한 것은 아니었다. 마켓에서는 지점장을 위시해서 모든 고용인들은 유니폼을 입었다. 그러므로 그녀는 자신이 항상 입고 다니 옷을 깨끗이 빨고 다리어서 단정하게 보이기만 하면 되었다. 그리고 엷은 화장을 하였기에 특별히 사야 화장품은 없었다. 그러나 면접하러 가는 날,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긴장되어 떨렸다.  그녀는 침착하자고 스스로에게 말해 가면서 시간에 맞추어 마켓으로 향했다. 새로이 개장한 마켓은 모든 물건이 깨끗이 정돈 되어 있었다. 바닥은 윤이 나서 반짝이고 진열한 상품은 빛을 발하고 있어서, 그녀의 마음을 들뜨게 하였다. 또한, 싱싱한 채소와 과일에서 풍기는 향기는 부패하지 않은 마켓 안의 분위기를 전해 주는 듯, 그녀를 긴장하게 만들었다.       

(여기에서 일하고 싶다.)  (정말, 마음에 드는 곳이다.)                                                                                      

그녀는 자신이 어디에 서있는지도 모르게 중얼대면서 지점장 실의 문을 가볍게 두드렸다. 그리고 자신이 것을 알렸고 같은 시간이 흘러 갔다. 40 중반의 지점장은 멋진 사람 이었다. 훤칠한 키에 생긴 얼굴로 모든 여자들의 선망의 시선을 받는 것에 익숙해 자신 있는 태도로 그녀와 면접을 했다. 여분이 지나가는 동안에 그녀는 지점장의 말에 빠져 버렸다. 그리고 그녀의 사랑이 시작 되었다. 지점장은 이미 결혼하여 아내와 자녀가 있었기에 그녀가 사랑을 고백할 처지는 아니었다. 다만, 지점장과 같은 공간에서 일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였다. 지점장은 면접이 끝나갈 때, 그녀에게 물었다.                                                                                                                

   곳에 와서 보니 어떤 마음으로 일하고 싶은가요?”                                                                             

  그녀의 심장은 뛰었다. 말해야 한다. 지점장의 마음에 드는 대답을 생각해야 한다. 그리고 마디가 자신이 곳에서 일할 있는 

운명을 결정할 것이다.                                                                 

  동네에 슈퍼마켓이 생긴 것이 너무 기뻐요. 지점장님, 제가 이곳에서 일할 있게 허락해 주신다면, 시키는 일은 무엇이든지 

열심히 하겠어요.”                                                                       

지점장은 별다른 표정의 변화가 없이 말을 들었다. 그는, 집으로 돌아 가면 머지않아 연락을 주겠다고 했다. 그리하여 시간이, 기다리는 나날이 지나갔다. 무심히 흐르는 시간 안에서도 그녀는 온갖 상상의 나래를 펼쳤다.  이루는 밤에는 뒤척이며 마켓에서 일하는 상상을 하고, 새벽에 허무한 잠에서 깨기도 했다. 그러다가 소원이 이루어져 드디어 그녀는 마켓에서 일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6 년의 세월이 흘러 갔다. 동안에 지점장의 아내와 자녀들이 들르는 것도 보았다. 지점장과 같은 남편과 아버지를 두고 있는 사람들은 얼마나 행복할까?  그녀에게는, 그들이 축복을 남에게 보이면 시기를 받을 까봐 숨기고 있는 보였다. 그리고 깨질까 두려운 평화를 감추고 있는 같았다. 그리고 희망이 없는 그녀의 사랑은 점점 커져 갔고, 눈에 띄지 않는 청춘은 홀로 지나가고 있었다. 그리고 계절이 바뀌어 갔다. 말이 지나가고, 본격적으로 추워지는 달이 되자 들판에 소복이 눈이 내렸다. 겨울에 들어 와서 처음으로 많은 눈이 쌓였다.  그리고 대지가 얼어 붙어 왔다. 찬바람이 가지 남은 나무를 흔들면서 지나 갔고 그녀의 아파트 창문을 흔들어 대었다. 날도 그녀는 근무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 왔고, 자신만의 저녁을 끓여 먹고는 텔레비전을 보고 있었다. 실내 안테나가 맞지 않아서 간혹 화면이 고정되며 소리만 흘러 가는 것을 보다가 그녀는 티브이를 껐다. 그리고 저녁 내내 손에서 놓지 않은 뜨개질에 몰두하고 있었다. 그녀는 지점장을 생각하며 목도리를 짜고 있었다. 목도리를 짜면, 지난 성탄절에 지점장에게 선물하려 했으나, 기회가 있을 같지 않아서 부지런히 마음은 없었다. 어떤 모양의 목도리가 지도 모른 시간이 때마다 뜨개질을 하고 있었다.


 그런 때에 밖에서 누군가 창문을 두드리며 그녀를 부르고 있었다. 소리는 녀만이 들었다. 그녀는 아파트 층에서 살고 있었기에, 방문자가 있으면 현관 문을 두드렸다. 그러나 소리는 창문에서 들려 왔다. 높이에 있는 창문에 누군가 서서 그녀를 부른 다는 것은 있을 없는 일이었다. 그러나 그녀는 분명히 자신을 부르는 소리를 들었다. 지점장의 목소리였다. 소리는 그녀에게, 어서 나와 보라는 듯, 그리고 속을 같이 걸어 보자는 다정하게 들려 왔다. 그녀는 일어 나서 밖을 내다 보았다. 아무도 없었다. 사람들이 봄과 여름에 자그마한 공터에 채소를 재배했던 밭에는 소복이 눈이 쌓여있었다. 주위에는 아파트 관리 인이 철망이 가로 아래에서 색으로 빛나고 있었고, 평온한 정적 만이 흐르고 있었다. 철에는 밭에 밤이어도 간혹 사람들이 보이곤 했다. 늦은 저녁을 준비하는 아낙네가 고추를 따거나, 된장 찌개에 넣어 맛을 내는 깻잎을 따러 나오는 것도 보였다. 그러나 지금 같은 겨울에는 아무 인기척도 없었다. 하물며 그녀의 앞에 누군가 있을 수는 없었다. 그녀는 밖을 내다 보다가 돌아 서서 현관 문을 쳐다 보았다.  부엌 뒤로 작은 공간이 그녀의 방이었다. 칸막이도 없는 공간 옆에는 정면으로 현관 문이 있었다. 그녀는 현관으로 다가가서 문을 열고 밖을 내다 보았다. 아무 기척도 없었다. 저녁 늦은 시간이어서 모두들 밤을 맞이하고 있을 뿐이었다. 복도를 통해 이웃에서 나는 작은 소음 들려 왔다. 앞에는 아무도 없었다. 그리고 복도에는 오고 가는 사람도 없었다. 복도에 켜있는 형광등 아래로 미세한 먼지가 날고 있었고, 그나마 여름에는 윙윙대던 파리도 없는 고요함 만이 있었다. 혹시나 하고 내다 보던 복도에서 돌아서서 그녀는 방으로 들어 왔다. 그리고 자신도 의식하지 않은 가벼운 외투를 걸쳐 입었다.  문을 나서면서 간에다 작은 나무 토막을 받쳐 놓았다. 금방 돌아 오려면 문을 잠글 필요가 없었다. 아무 것도 자신의 손에 챙길 필요를 느끼지 않았다. 열쇠는 염두에도 없었고, 오랜 시간을 지체할 생각은 없었다. 다만, 그녀는 누군가 자기를 부른 것을 확인하고 싶었다. 그리고 것이 지점장이기를 바랐다. 방문을 나서면서 벽에 붙어 있는 인터폰을 힐끗 쳐다보았다. 혹, 방문자가 잘못으로 눌러 신호가 오는 때에는 신호 여음이 남아 있었다. 그러나 신호음마저 없는 인터폰은 침묵하고 있었다. 그녀는 누군가 아파트 입구에서 자신을 찾으며 기다리고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은   신분이 들어 나기를 꺼려하여 소리를 내지 않고 그녀를 방문한 사람일 것이었다. 사람을 만나야 하겠다며 그녀는 현관 출입구로 걸어 갔다. 그리고 출입문 벽에 장치된 인터폰 버튼을 살폈다. 침묵하고 있는 버튼을 보며 그녀는 잠시 망설였다.  자신의 아파트로 돌아 것인가, 잠깐이라도 현관 밖으로 나가 것인가? 이내, 그녀는 결심한 현관 문을 선뜻 열고 밖으로 나왔다. 아파트 넓은 주차장에는 차들이 많이 주차하고 있었고, 불이 켜져 있는 차는 없었다. 주차한 오래된 차들은 밤을 지새우기 위해 추워지는 날씨에 몸을 옴츠리며 식어 가고 있었다. 그녀는 눈에 익은 지점장의 차가 있는가 살폈다. 차가 여기에 주차하고 있는지 알고 싶었다. 어쩌면 지점장은 안에서 기다리고 있을 같았다. 지점장은 그녀의 사랑을 눈치채고 있을 것이었다. 그리고 그는 오늘 저녁에는 집으로 들어 가는 것을 늦추고 있을 수도 있었다. 또, 자신이 사업 만나야 사람과의 약속이 취소 됐을 수도 있었다. 그는 매일 반복되는 생활에 지쳐있을 것이었다. 그래서 무언가 특별한 사건을 접하고 싶어 수도 있었다. 그녀는 주차장에 눈에 익은 지점장의 차가 있을 같았다. 그러나 지점장의 차는 보이지 않았다.  그녀는 잠시 바를 모르고 주춤대다가 이내 발걸음을 옮겼다. 그리고 자신이 일하는 마켓으로 걸어 갔다. 그녀는 평소에는 버스를 타고 다녔지만, 그녀의 수중에는 아무 것도 없었기에 길을 걸어가야만 했다. 차도에는 소금을 뿌리고 눈을 치어 놓았기에, 검은 아스팔트 위에 차가 지나 다니면서 굵은 소금을 밟아 아스러진 소금 먼지가 바람에 흩날리며 밤하늘에 하얗게 반짝이고 있었다. 그녀는 보도를 걸어 갔다. 길을 걸을 때마다 밑에 밟히는 하얀 눈은 그녀의 마음을 마냥 따뜻하게 하였다. 사람들이 밟고 지나간 자리는 얼어 붙어서 미끄러웠기에 그녀는 발자국이 없는 위를 걸었다. 뽀드득뽀드득 밑에서 나는 소리에, 그녀는 세상의 험악하고 추악한 거리를 걷는 것이 아니고, 하늘 어디 평화롭고 위험이 없는 구름 위를 걷는 것처럼 느껴 졌다. 간혹, 바람이 눈을 거두어 잡으며 얼굴을 스쳐갔다. 바람에, 나무 가지에 남아 있던 눈이 흐트러질 연기처럼 피어 나는 것을 보며 그녀는 즐겁게 길을 걸어 갔다. 시간에 걷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주위와 보도는 조용 하였고, 겨울 만이 갖는 신선함에 그녀는 추위를 잊고 걸었다. 시간여를 눈을 밟으며 지점장이 있을 마켓으로 향하였다. 그녀가 마켓 앞에 도착했을 때에는 아마 10 시쯤 되었으리라. 때, 종업원들은 평상 옷으로 갈아 입은 출입문으로 몰려 나오고 있었다. 마지막으로 지점장이 나오면서 출입문을 잠그고 있었다. 그녀는 건너 발치에서 지점장을 위시해서 모든 종업원들이 홀가분한 표정으로 헤어지는 것을 바라보았다. 사람들은 지하 주차장으로 향하거나 버스 정거장으로 가면서 서로 손을 흔들며 작별의 인사를 하고 있었다. 그녀는 자리에 서서 그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잠시 후에 눈에 익은 지점장의 차가 지하에서 올라오고 있었다. 그는 바쁜 아무데도 돌아 보지 않고 힁하게 차를 몰고 사라지고 있었다.  그리고는 밤을 지키는 가로등 만이 남은 거리는 정적이 흘렀다. 그녀의 존재에 대해 관심을 나타내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시간에 그녀가 자리에 있으리라고 누가 있으랴?  모두가 사라진 자리에 서있던 그녀는 아쉬운 발걸음을 돌렸다. 다시 집으로 돌아가야 했다. 걸어 길을 돌아 가야 했다. 때는 시간 정도 걸렸으나 돌아가는 시간은 걸렸다. 같은 거리였지만, 시내로 들어가는 길은 내리막 길이었고, 돌아가는 길은 언덕 길이었기에 길을 걷는 것이 곱절이나 힘들었다. 그리고 오랜 시간을 밖에 있었기에 몸에 차가운 기운이 스며 들었고, 몸에 온기를 뺏기지 않으려고 손을 맞잡고 걸었기에 발걸음이 늦어 졌다. 그녀가 아파트로 돌아 왔을 때에는 자정이 넘은 시간이었으리라. 그녀는 서둘러 현관으로 향했다. 현관에 도착하자 마자 그녀는 열쇠가 없음을 깨달았다. 그녀는 앞에서 기다렸다. 혹시나 누군가 들어 가거나 나와서 문이 열릴 들어 있기를 바랐다. 그러나 때는 아무 인기척도 없었다. 더구나 현관 옆에 관리 사무실이 있었지만, 사람이 있을 리가 없었다. 어두운 실내 등만 켜져 있는 사무실 안을 들여다 보았지만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 옆은 회의실과 오락실이었기에, 여름에는 늦게까지 이용하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추운 겨울이어서인지 일찍 불을 끄고 사라졌고 아무도 없었다. 정문을 사이로 둘레에는 주민들이 사는 집이 있었지만, 불이 꺼져있는 방에는 밖에 사정을 모른 완고한 어둠 만이 감싸고 있었다. 그녀는 집을 쳐다 보았다. 그리고 곳으로 가서 창문을 두드려 볼까 잠시 생각했다. 그러나 이내 생각을 접었다. 1 층에 사는 주민은, 사람들이 왕래하며 승강기에서 문이 열리고 닫힐 때마다 나는 소음 때문에 하루 종일 시달리고, 더구나 계단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내는 소음에 신경이 쇠약해져 있을 것이었다. 그러기에 밤중에 창문을 두드려 곤히 잠든 사람을 깨운다는 것은 그녀로서는 없는 무례함이었다. 그리고 사람을 깨운다 하더라도 스스로 걸어 나와서 문을 열어 주리라고는 엄두도 없었다. 그녀는 자리에 서서 누군가 문을 순간이 오기를 기다렸다. 그러나 아파트 옥상에서 내려쳐 오는 찬바람을 맞으며 기다리는 그녀를 위해 문이 열리지 않았다. 기다리기 지쳐서 앞에 다가가   문을 열어 보려고 당기어 보았지만, 두꺼운 유리로 만들어진 현관문은 찰칵 소리로 응답하며 열리지 않은 채, 환하게 불이 켜져 있는 실내만 보이게 뿐이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갔다. 그녀는 기다리다가 지하실 출입구로 걸어 갔다. 곳은 아파트 A 동과 B 동을 연결하는 지하층으로 편하게 사람들이 왕래하는 통로이었다.  지하층에는 아무도 살지 않기에 문을 두드릴 있으리라고 그녀는 생각했다. 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행여나 누군가 듣고 나와서 열어 주기를 바랐다. 그녀가 지하실 출입구를 향해 걸어가고 있을 때, 부주의하여 밑에 미끄러움을 놓쳤다. 그리하여 순간적으로 발이 미끄러지면서 땅바닥에 넘어졌다. 뒷머리가 땅에 부딪치며 정신이 잠시 멍해져 왔지만, 심한 충격을 느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