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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수상


 위에서 

이진영


어머니의 몸을

간신히 열고 나선 초저녁,

풀잎 간지르는 바람에도 아뜩해 

노랗게 손발이 오그라들던

멎지 않는 울음 탓에

 어딘가에 숨겨져 있을 

퇴화된 아가미를

가까스로 소환해  나는 

가녀린 호흡 토막들을

호오이 호오이 이어 붙여갔다 


진펄 위에 휘청거려도 

풋내는 여전하던 걸음의 궤적 위에

차곡 차곡 계절이 내려 앉고

따사로운 햇살 마저 때마다 돌아와 

황태 살결 마냥 숙성해 가던 

두루마리 펼치듯 늘어가는

그저 평범한 나의 길이었다


신작로 옆구리를 

아슬아슬 스쳐가던 열차가 

기지개 펴는 나의 시간을 

삭뚝 

자르고

오줌을 뿌리며 

궤도를 따라 달아났다 



레일 위로 미끌어지는 무쇠 바퀴에 

우악스레 다림질 당한 번지르한 햇살이

화들짝 놀라며 아지랑이로 피어 오를 ,

이지러진 허공의 틈새로 

가을 밤송이 벌듯

영혼의 고향이 속살을 내비쳤다

 

나의 병적인 노스텔지아는

바다를 사이에   대륙마저 하나의 길로 묶어버렸는데

꽤나 선정적인 試演들이

 매듭을 타고 

계절의 고개마다 끊임 없이 

전송되어 왔다

전송되어 갔다

 

어둡던  어린시절을 고발하던 이들도 

어느   묘비 아래 드러눕고

묘비를 추월해 가던 나도 

고작   만큼 되는 작은 길을 

가지런히 눕혀 주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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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작


거미

-김은국




거미  마리 안방으로  떨어져

 여덟 핏줄처럼 엉킨 거미줄이 된다


모서리  켠에서 살다

인간에게 발각된 

숨은 곳으로 도피한

 발각된 거미  마리


구겨진 휴지 조각에 눌려

홀로 숨져간 뉴스의 늙은  남자


세상 모퉁이  켠에서 올올이 살다

옥상에서 낙화  잎이 

땅거미가   남자 자꾸 떠나지 않아


발각  거미를 그대로 두기로 했다

안방에서 거미줄에 걸려

넘어지며 함께 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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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려상 



어제의 사랑Yesterday Loves

-동선



계단을  개씩 뛰어 넘어 문밖으로 나섰다 바람뿐당신이 거기에 있을  없다 흔들린다  바랜 기억이 당신 냄새를 기억하려 끙끙거린다

 ~ 하고 치고 간다

그게 그렇게 지나갈  있는  아닌데 어둡고 바람불기 때문일까?

가을  어디에선가 비가 내리고

아파했고 아직도 아물지 않은 아픔의 통증이 비에 젖고 있으리라

터득하지 않아도 좋을 것을

잊어버려도 좋을 것을

불러도 울어도 열리지 않고 보이지 않아도

 앞에 체념으로 무릎 끓고 재기를 다져도 언제쯤 열릴까

이제는 떠나려는 사람에게 전해야  미움보다 아픈 체념을 안다 

어색하지 않게 용서할  아는 방법도 충분히 준비해 두었다

아픔은 아픔으로 남아야 하고 용서는 용서로 남아야 하는 세상

모든 것들이 긍정만 있는 것도 아닌 것을 

그런데도 긍정도 부정도 못하는 무능은

어제의 사랑을 기다린다



언제쯤이나 열릴 텐가

당신의 마음이


가을비는 내리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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