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시 월

조회 수 12367 추천 수 0 2014.09.30 20:45:34
저자 : 이문재 

en3.jpg




   시 월   / 이문재 



투명해지려면 노랗게 타올라야 한다
은행나무들이 일렬로 늘어서서
은행잎을 떨어뜨린다
중력이 툭, 툭, 은행잎들을 따간다
노오랗게 물든 채 멈춘 바람이
가볍고 느린 추락에게 길을 내준다
아직도 푸른 것들은 그 속이 시린 시월
내 몸 안에서 무성했던 상처도 저렇게
노랗게 말랐으리, 뿌리의 반대켠으로
타올라, 타오름의 정점에서
중력에 졌으리라, 서슴없이 가벼워졌으나
결코 가볍지 않은 시월
노란 은행잎들이 색과 빛을 벗어던진다
자욱하다, 보이지 않는 중력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저자 날짜sort 조회 수
169 나무길 file 문정영  2015-12-17 6942
168 file 이기철  2015-12-01 6869
167 적막한 말 file 김경식  2015-11-06 7646
166 반쯤 지워지다 file 마경덕  2015-10-06 7392
165 오래된 독서 file 김왕노  2015-09-18 8890
164 껍질과 본질 file 변희수  2015-08-23 7506
163 百年 file 문태준  2015-07-17 7120
162 대밭에서 file 허형만  2015-06-25 8449
161 꽃병 file 채호기  2015-06-01 7540
160 춤추는 은하 file 황동규  2015-05-19 9390
159 봄의 완성 file 정용화  2015-04-20 8502
158 수선화에게 file 정호승  2015-03-16 8958
157 나의 방명록 file 정호승  2015-02-24 9308
156 오래된 신발 file 고창남  2015-02-02 10816
155 레몬 file 김완수  2015-01-12 10661
154 겨울바다 file 김남조  2014-12-03 11512
153 담배 끝에 매달린 사람 file 김기택  2014-11-10 11364
152 지구인 명상 file 신지혜  2014-10-22 12539
» 시 월 file 이문재  2014-09-30 12367
150 9월의 시 file 문병란  2014-09-03 106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