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百年

조회 수 7190 추천 수 0 2015.07.17 17:48:58
저자 : 문태준 




    百年
     문태준

 
   와병중인 당신을 두고 어두운 술집에 와 빈 의자
처럼 쓸쓸히 술을 마셨네
 
   내가 그대에게 하는 말은 다 건네지 못한 후략의 말
 
   그제는 하얀 앵두꽃이 와 내 곁에서 지고
   오늘은 왕버들이 한 이랑 한 이랑의 새잎을 들고
푸르게 공중을 흔들어 보였네
 
   단골 술집에 와 오늘 우연히 시렁에 쌓인 베개들을
올려보았네
   연지처럼 붉은 실로 꼼꼼하게 바느질해놓은 百年
이라는 글씨
 
   저 百年을 함께 베고 살다간 사랑은 누구였을까
   병이 오고끙끙 앓고붉은 알몸으로도 뜨겁게 껴
안자던 百年
   등을 대고 나란히 눕던당신의 등을 쓰다듬던 그
百年이라는 말
   강물처럼 누워 서로서로 흘러가자던 百年이라는 말
 
   와병 중인 당신을 두고 어두운 술집에 와 하루를
울었네
 


 p.jpg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저자 날짜sort 조회 수
171 양을 찾아서 file 구녹원  2016-01-08 7263
170 새해 아침 file 오세영  2015-12-31 7008
169 나무길 file 문정영  2015-12-17 7037
168 file 이기철  2015-12-01 6973
167 적막한 말 file 김경식  2015-11-06 7726
166 반쯤 지워지다 file 마경덕  2015-10-06 7463
165 오래된 독서 file 김왕노  2015-09-18 8980
164 껍질과 본질 file 변희수  2015-08-23 7585
» 百年 file 문태준  2015-07-17 7190
162 대밭에서 file 허형만  2015-06-25 8524
161 꽃병 file 채호기  2015-06-01 7609
160 춤추는 은하 file 황동규  2015-05-19 9489
159 봄의 완성 file 정용화  2015-04-20 8557
158 수선화에게 file 정호승  2015-03-16 9035
157 나의 방명록 file 정호승  2015-02-24 9387
156 오래된 신발 file 고창남  2015-02-02 10923
155 레몬 file 김완수  2015-01-12 10752
154 겨울바다 file 김남조  2014-12-03 11599
153 담배 끝에 매달린 사람 file 김기택  2014-11-10 11420
152 지구인 명상 file 신지혜  2014-10-22 126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