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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4.08 11:17

오명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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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 수필
이메일 ryu_322@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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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출생
    1998년 도미
    부동산 중개업 종사

    워싱턴문학 신인문학상 장려상(수필) 수상(201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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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구닥다리다



    

겨울이 오고 있다한 해의 끝자락이다잊혀졌던 얼굴들이 그리움에 묻혀 가슴에 스친다.무얼하며 살고 있노라고 묻고우리가 함께 했던 시간들을 나누며 스산한 내 마음도 전하고 싶다.   , 편지가  쓰고 싶다.문방구에 들러 몇시간을 뒤적여 곱고 예쁜 편지지와  형형색색의 펜들을 고르고 나면 무슨 큰일이나  끝낸것처럼 뿌듯하다.   내방  작은 전등이 켜진 책상에 앉아달빛과 별빛을 머리위에 두고  심야  라디오  프로그램의  낮은 음악을 깔고 앉아설레는 마음으로 첫줄을 쓴다.   그리곤 읽는다글씨는 잘 써졌는지 첫 시작이 자연스러운지 다음에 써 나갈 내용에 걸 맞을지….   . 아니다너무 노골적인것 같기도 하고 생뚱맞기도 한것 같고…  버린다.   예쁘고 고운 편지지가 구겨져 버려진다.몇번이 버려진다한줄만 쓰여진것도 있고중간까지 쓰여진것도 있고, 어떤건  제법 한장을 다 채웠던것도 있다. 그러나 모두가 버려졌다.다시  내 마음을 이쁘게꾸밈 없이온전히 전하고자 집중한다.색이 고운 종이위에 날랜 펜의 움직임이 기분 좋은 소리를 낸다펜이 지나간 자리위로 귀엽고 앙징맞은 글씨들이 재잘대고 앉았다제법 가지런하다.한장이 메워지고 두장도 메워졌다가 세장도 메워져 간다어느 새 끝인사를 하고 나니 네장째다. 펜을 놓으니  가운데 손가락 위쪽 살이  움푹 들어가 있다약간  찌르르 하다.어떤 글들이 내 마음이 되어  펼쳐진걸까  중간에 한번도 점검치   못 한 것이  불안하다.한번 읽기로 한다.


애정이 담긴 호칭에서 부터 살가운 첫인사고마웠던 순간들좋은 점들닮고 싶은 것들이 한번도 얘기한적 없었다는 핑계를 달고 부끄럽게 쓰여있고  그래서   내가 좋아하노란 수줍은 고백도 있고  어쩌다 생긴 오해로 섭섭했던 순간들또는 그게 아니였노라 해명한 것들이 안타깝게 적혀있다그리곤 오늘같이 스산한 바람이 이는 날이면 내 마음을 누군가에게 살짝 들키고 싶다는  이유를 달고 그 누군가가 당신이라며  편지를 쓰게된  동기를 어줍게 밝힌채  끝난다. 만족스럽진 않지만 그닥 나쁘진 않은거 같다.


  그 다음은 장식이다.   각양 각색의 펜들을 종류별로 색깔별로 나열하곤 하나 하나 빼들어  특별히 강조하고 싶은곳을 칠하고,   허전한 곳엔 서툴게 디자인한  기호와  선으로 메꾸어 보고,   캐릭터도 표정 살려 그려넣고  “화이팅” 이라고  대문짝 만하게 써 넣으면 끝이다.멀찍이서  한번 본다알록 달록 정신 없지만  그런데로 재미있다. 편지지를 한번 두번 정성껏 접는다. 꽤 두껍다봉투에 넣어 침을 묻혀 봉한다.오래 되어  손때  묻은 수첩을 펼치니  주소가  빼곡하다.   받을 사람의 주소를  적고 혹시 되돌아 올 지 모르니 내 주소도 정확히 적는다.화룡점정하듯 우표를 붙인다.끝이다.  


 어느새 몇 시간이 훌쩍 갔다책상위에 내일 부쳐질 편지봉투가 불룩하게 자리잡고 있는것을 보니  뿌듯하다편지는 아침에 바로 우체통에 넣는다. 조금 지체하다간 봉투를 뜯고 다시 한번 읽어보고 싶은 충동이 나고 정말 그랬다간 끝이다어찌나 유치하고 부끄러운지 도대체 보낼 수가 없다. 편지를 보내고 하루 하루가 갈수록 내 마음은 설렌다편지는 잘 도착했을까 ?받아보고  어떤 느낌을 받았을까 ? 답장은 했을까 ?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며  설렘의 시간을 즐긴다. 우체통을 하루하루 확인하며  답장을 기다린다. 그래서 받아든 답장은 얼마나 달콤했던지…


 지구 반대편으로도 수십, 수백통의 메일을 클릭 한번으로 눈 깜짝할 사이에  보낼 수 있고, 문자로   매 순간을 서로의 상황을 생중계하듯 할 수도 있고 , 화상 전화에 , 페이스북과 같은 소셜 네트워크도 발달한 편리하고 빠른 이런 세상에  살고  있으면서도 난 그 길고 오랜 설렘이 그립다.
난 구닥다리다.

 곧 성탄절이다. 마음을 전할 이들의 이름을 적는다인쇄되어 있는 인사말에 싸인만 해서 보내는 것이 아니라  길지 않아도 내 진심어린  글을 적어, 명필은 아니지만  내 개성이 묻어난 필체를 담은 작은 카드를 보내보련다.
 

 




오지랖을 위한 변명

 


 

    언젠가  같이 일하던 동료들에게  우리 같이 식사하러 가요!“  했다가 옆에 있는 친구에게 너는 그렇게 오지랖이 넓니?” 하는 핀잔을 들은적이 있었다. ‘오지랖이란 말에는 웃옷이나 윗도리에 입는 겉옷의 앞자락이란 뜻이 있다.  오지랖이 넓다.’라는  관용적 표현은 쓸데 없이 지나치게 아무일에나 참견하는면이 있다.’ 라는 뜻이다.  밥을 먹으며 서로가 가까와질 있는 자리를 마련하자는 의도가 아닌 오지랖으로 비취다니 순간 당황했다.

   나는 사람들이 좋다. 그들을 알고 싶고,  좋은 감정을 나누며 살고 싶고 , 그들 모두가 행복했으면 좋겠다.  어릴 ,  할머니집에 마실 사람들이 둘러 앉아  이야기를 나눌때면  나는 자리를 차지하고  귀를 쫑긋 세워 듣곤 했다.  그들의 이야기는  동화책 내용만큼이나 재미있고 흥미로왔다. 청소년기의  방학때  내가 좋아했던 중에 하나는 오전 10시부터 12시까지 했던 라디오 프로그램인, ‘안녕하세요? 황인용, 강부자 입니다.’ 청취하는 일이였다. 다양한 사람들의 여러 사연을 강부자 아주머니가 실감나게 읽어주면, 라디오 옆에 바짝 붙어  듣고 있다가 같이 울고, 웃고 했던 기억이 난다.  지금도 나는  유명 배우가 등장하는  허구성 짙은  드라마나 영화 보다 실제 존재하는 사람들의 진솔한 이야기를 다루는 인간극장같은  다큐멘터리에  마음이 끌린다.

 나는  사람들과 같이 하는 것이 좋다.  무슨 일을 해도 혼자  하는것보다 여러명이 더불어  하는것을  좋아하고  그래서 사람들이 함께 하는  자리를 만들기 좋아한다. 나는 사람과 사람이 힘을 합치면 하나 더하기 하나가 둘이 아닌 , , 이상의 힘을 낸다는걸 믿는다. 멀리 이집트의 피라미드나, 중국의 만리장성처럼 위대한 유물을 만들어낸 사람들의 힘을  예로 들지 않더라도 우리 선조들의 모내기, 잔치, 김장등에서 행해졌던  품앗이 두레 풍습만 보더라도 있다.  요즘 말하는 시너지(Synergy)’ 효과라 해도 좋겠다.  함께 힘을 합쳐 일을 끝마치고 얻는  성과의 만족감도  좋지만  우리 사이에 쌓이는 신뢰와 정감이 주는 뿌듯함이 좋다.

    나는 살아오면서 많은 이들의 도움을 받았다.  어느 누구를 만나더라도  그들은 항상 내가 배우고 싶은 점을 갖고 있었다. 이야기를 재미있게 하는 친구,  옷을 맵씨나게 입는 언니, 여행을 많이 하는 직장동료,  음식을 맛깔나게 잘하는 동네 이웃,   꾸미기를 알뜰하고 멋있게 하는  후배등.  그들을  만날때마다  배우려 노력했다.  그렇게 배운것은  나에게  때때로 학교에서 배운 지식보다  더욱 유용한 것이 되어주곤 했다.  그들은 인생의 전환점에서 결정을 내려야 마다 나에게 자신들의 지식과 경험을 토대로 조언을 해주었고,   결과 나는 조금씩   나은 방향으로 있었다.  그들은 내가 어려움을 당할때마다 몰라라.’ 뒷짐 진채 보고만 있지 않았으며,  나만 아니면 .’라는   말뿐인 위로를 건네지 않고,  항상 나랑 같이 .’ 라면서 따뜻한  손을 내밀어 주었다.  그럴때마다 그들이 주는 실질적, 정신적 도움으로 외롭지 않게  과정을 지났다. 그렇게 극복하고 이겨내고나면  그들에게서 받은 사랑과 감동은  마음 한켠에 차곡차곡 쌓여 갔다.

   자신이 먹은 음식, 다녀온 여행, 여러가지 자랑거리로 도배한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ocial Network Service) 글로벌한 사교를  펼치고 있는 요즘은,  정작 옆에서 함께 하는 이들과 한잔 마시고 한번 먹는일을 번거로와하고, 그들의 감정을  아는 것에 피곤해 하면서  전보다  많은 외로움을 호소하며 사는듯 하다.  지금 우리는 사람이 사람을 알아가며 마음을 나누는 일을 쓸데 없는 일로 여기며 지나친 참견이라 생각하고 있는건 아닌지 모르겠다.

   나에게 좋은 사람들 많다는것은 축복이고, 나는 그것에 감사한다.  그리고 역시 누군가에게 그런 사람이고 싶고,  마음켠에 쌓여있는 사랑과 감동을 그들에게도 나누어 주고 싶다.  누군가가 작은 관심과 도움으로  조금   행복해지기를 바라며  나는 오늘도 오지랖을 넓히며 살아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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