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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7.05 10:57

유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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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 수필
이메일 suljayoo@hanmail.net
 
유설자.jpg

 
 

                                * 1942년 평안북도 신의주 출생
                                     *  2005년 조선문학(서울)에 수필 등단
                                     * 2006년 해외문학(LA)에 수필 등단
                                     * 수필집 : <도레미파솔라시도의 합창> 출간
                                     * 수필집 공저 : <포토맥 강의 노을> <창작의 꿈>                                                       <워싱턴여류수필5,6집>
        
                                            <한줄기 빛이 그리웠네>
                                                     *        워싱턴 여류 수필가 협회 부회장 역임
                                                     *        조선문학 문인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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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그네 같은  인생        

               


 

 

봄 햇살이 차츰 눈 부셔가는 지난해 4월 어느 날

 

병상의 오빠를 위로하며 찾았던 날이 있었다. 그 후 일 년을

 

넘긴 불볕더위 한 여름날 공허하고 시린 가슴을 안고 오빠가

 

남긴 한 줌의 재가 담긴 벽제 중앙추모공원의 납골당을 찾았다.

 

 

 

납골당이라 세상에서 불리는 곳. 살았을 때 누군가의 따뜻한

 

사람이었으며 우리와 함께 이 세상에 머물렀던 분들이 간 곳 모를

 

죽음처럼 한 줌 재로 잠자는 그곳. 생전 처음으로 안치실에 들어간

 

순간 좁은 공간에 수천 명의 유골함이 모셔져 있어 묘한 기분이 들었다.

 

 

 

온 가족이 함께 환한 미소 지우며 마지막으로 남긴 사진 2장과 함께

 

납골당에 비치해 놓은 항아리에 오빠의 이름을 보는 순간 울컥 희미한

 

기억 속으로 사라진 과거가 떠올라 마음이 애잔해져 눈시울이 뜨거워진다.

 

누구나 가는 길 먼저 가나 늦게 가나 하는 차이밖에 없으니 슬퍼할 것도

 

없다고 했건만 한 줌 밖에 안 된 모습으로 항아리에 담기어 벽 한편의

 

조그만 유리 사각형 안에 들어가 장식물처럼 놓여 있음에 기가 막힌다.

 

 

 

마치 산 자들한테는 쾌적한 환경으로 죽은자 들의 권리(?)보다는

 

산 자들의 권리를 위해 제공 되어진 선진미래형 유골함의 아파트(?)

 

같은 곳. 눈높이에 있는 오빠 항아리가 담긴 유리벽을 만지며

 

생전의 못다 한 사연이 얼마나 많았는데 그 기세등등함을 어떻게 하고 

 

이곳에 그것도 한 줌의 재로 담긴 항아리 전시장(?)에 한몫을 차지하고

 

이제 왔니, 정말 반갑다란 한마디의 인사도 건낼 줄 모르는 처지가

 

되었는가 말이다.

 

 

 

죽은 자들을 돌아다보았다. 그곳엔 백수를 누리고 떠난 사람도 있었고

 

미쳐 펴보지도 못한 십 대 이십 대 아니 2, 3살의 죽음도 있었다.

 

세상 뜨는 것은 나이도 성별도 아무것도 고려됨 없이 인명을 재천이라는

 

단순한 진리가 가슴에 와 닿는다. 살아있을 때는 다들 천년만년 살 것처럼

 

아둥바둥 하지만 갈 때는 저렇게 한 줌의 재로 남는 게 인생인데,

 

인간은 자신이 죽는다는 만고의 진리를 잊고 사는 현실 앞에서는

 

어쩔 수 없는 게 우리네 인생인 것 같다.

 

 

 

사방 벽면 항아리에 다닥다닥 붙어있는 꽃과 사진, 사연들을 보며 언제

 

어디서 살았던 누구인지 모를 낯선 이들이지만 점점 난 하나하나 차분히

 

읽어가다 못 해 후들거리는 다리를 고정하느라 애쓰며 속울음을 울었다.

 

동행한 올케언니와 동생이 이끄는 대로 밖으로 나와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정말로 티 하나 구름 한 점 없이 한여름의 푸르름이

 

나무를 온통 감싼 사이로 하늘도 애처로운 눈빛을 보내준다.

 

 

 

삶과 죽음은 무엇인지. 하나님께서 주신 길은 두 갈래 길.

 

삶과 죽음이라고도 하지만 왜 이렇게 첩첩이 쌓인 무수한 사연은

 

가슴 아플까. 바깥세상은 화려하게 춤을 추는데 죽음 그 이후에

 

이루러 서는 왜 이렇게 고요하고 쓸쓸한 걸까.

 

 

 

한 세대가 흔적도 없이 세월 따라 흘러가면 그 많은 사연은

 

어디로 가는 걸까.

 

시작이 있었으니 끝도 있을 것이고 그렇게 사람도 자연도

 

온천지의 우주 만물이 순환하는 가운데서 인생은 너무 짧고 안타까울

 

정도로 아쉬운 것은 그래서 인생이 아름답다고 하는 것일까.

 

 

 

나그네 같은 인생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죽은 자는 말한다.

 

너무 그렇게 힘들게 살지 말고 아까운 시간을 허비하지 말고 무엇이든

 

너무 애착을 두지 말라고 그리고 평온한 마음가짐으로 서로들 사랑하며

 

살다 뒤따라 오라고

 

 

 

인간은 생각하는 갈대다는 파스칼의 명언을 굳이

 

생각하지 않더라도 생각하는 일은 인간을 인간답게 만들어준다.

 

마지막 순간 마음의 짐이 되어 가슴을 후벼 판다면

 

이보다 더 안타까운 일도 없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건강할 때 내일 죽을 것처럼

열심히 노력하며 후회 없는 멋진 인생으로 살아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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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르단의 붉은 도시 페트라(Petra)               

                                                                    

 




요르단은 중동, 그중에서 아라비아 반도의 북서쪽에 있는

 

자그마한 나라다. 동쪽으로는 이라크와 서쪽으로는 항상 시끄러운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을, 남쪽으로는 사우디아라비아와 그리고

 

북쪽으로는 시리아와 국경을 맞대고 있다.

 

 

 

중동국가는 8월 한 달간이 라마단 기간이다. 라마단은 아랍어로

 

 ‘더운 달’을뜻하는 신성한 달로 무슬렘은 이 기간에 일출에서 일몰까지

 

금식하면서 날마다 5번의 기도를 드린다. 어디서나 스피커에서 흘러

 

나오는 코란의 기도 소리를 들을 수 있었으며 낮에는 식당문을 열지

 

않아  2주간 요르단에 머무는 동안 많은 불편을 느꼈다.

 

 

 

여행 중 문화 탐방의 날이었다. 8인승 밴에 올라 사막으로

 

이루어진 회색 바위로 줄지운 도로변을  따라 달려갔다. 느보 산에

 

올라가 여호와께서 놋뱀을 보는 자는 누구든지 살리라 하셨다는

 

( 21:4~9) 청동뱀상을 바라보는 행운을 가졌다.

 

 

 

또한, 마음 설레며 요단 강 가에 서서 요단 강 건너가 만나리

 

찬송가를 마음속으로 불러보며 상상외로 좁은 요단강에  실망(?)도 하고,

 

예수님 세례받은 신 곳 요한의 세례 터에 한참을 서성거리기도 했다.

 

또한, 야곱이 천사와 싸운 곳 (창세기32:22~25) 얍복나룻터 흐르는

 

물속에 손을 담그며 구약성경에 등장하는 인물들을 그려보기도 했다.  

 

 

 

영국의 시인 존 윌리엄 버건이 영원의 절반만큼 오래된 장밋빛

 

같은 붉은 도시라고 노래한 페트라에 도착했다. 페트라는 요르단

 

수도 암만에서 약 150 Km 떨어진 붉은 사암 산에 건설된 페트라는

 

성서에 나오는 에돔 국의 수도였다.

 

 

 

입장권을 끊고, 입구를 통과해 조금 내려가자 크고 작은 기기묘묘한

 

형체의 붉은 바위들이 하나 둘 당당히 고개를 쳐들고 있다. 원형극장과

 

목욕탕 그리고 상수도 시설이 갖추어진 도시가 유령처럼 버티고 서 있고

 

시크’(Siq.아랍어로 협곡이란 뜻)라고 블리는 그 신비한 페트라 협곡에

 

 대한 호기심을 더욱 부추긴다.

 

 

 

뜨겁게 내리쬐는 태양 아래 푹푹 빠지는 모래 길목 곳곳에 조랑말과

 

마차꾼들이 대기하고 호객행위에 열을 올린다. 풀 포기 하나 없는 거대한

 

붉은 바위산 덩어리를 깍아 세운 듯 벽면 곳곳에는 자연이 수놓은 아름다운

 

적갈색 색상의 물결무늬가 마치 선녀가 춤을 추듯 한다. 협곡 사이의 높은

 

하늘은 마치 한 줄기의 푸른 강물이 하늘 위를 흐르고 있는 듯하다.

 

지진 등의 자연재해로 묻혀버렸다가 1812년 천신만고 끝에 처음

 

페트라를 발견한 탐험가 부르크하르트의 눈에 비친 페트라는 과연

 

어떠했을까. 분명 자신이 탐험가로서 완수한 전인미답의 어떤 미지의

 

별천지를 밞았다는 기쁨과 흥분을 쉽게 가라앉히지 못했을 것이다.

 

 

 

그리스어로 바위를 의미하는 페트라는 애굽을 탈출하여 가나안으로

 

향하던 모세와 그 추종자들에게는 약속의 땅으로 가는 통로이기도 했던

 

그 길을 걸어보는 기분은 묘했다. 페트라는 1985년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곳이다.

 

                                                                                                    

 

미국 영화감독 스필버그의 영화 인디애나 존스의 촬영 장소로

 

더 유명해진 바로 그곳이다. 세계 7대 불가사의 중 하나이며 요르단의

 

국보 1호이고 요르단을 먹여 살린단다. 좁게는 2m, 높게는 200m

 

이르는 구불구불한 협곡을 걷다 시크가 끝나자 갑자기 시야가 탁 트인다.

 

 

 

바로 시크를 통과한 사람에게만 주어지는 선물인 페트라 최고의 걸작

 

 ‘알 카즈네건물이 바로 앞에 턱 버티고 서있다. 오로지 바위를 정교하게

 

다듬고 파내서 만든 알 카즈네는 페트라의 상징임이 틀림없다. 아무리

 

말이 없고 감정이 무딘 사람도 건물을 보는 순간 하는 탄성을 쏟아낸다.

 

 

 

높이 43m 30m 2층 구조의 피사드(건물의 정면)로 되어 있는

 

알 카즈네란 보물이란 뜻이다. 정면에는 5개의 인물상과 동물성 조각이

 

선명하게 새겨져 있고  6개의 굵직한 코린트식 기둥이 멋지게 세워져 있다.

 

화려한 외부와 달리 내부는 텅 비어 있어 나바테아 왕 아테라스 3세의

 

무덤으로 추정되고 있다.

 

 

 

붉은 사암 멋진 건물 알 카즈네정문 앞에 울긋불긋한 안장을 걸치고

 

앉아있는 두 마리의 낙타가 석양빛을 받아 한 폭의 멋진 그림을 그려내고

 

있었다. 요르단의 붉은 도시 페트라는 그 아름답고 위대함을 한껏 뽐내며

 

영원히 아니 오늘도 많은 문화 탐방객을 불러 북적대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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