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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8.24 20:49

치마로사와 귀공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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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치마로사와 귀공녀                                                 

                                                 최영권 신부 (성프란시스 한인성공회)

 

  작열하는 태양, 불어대는 열풍, 지면마저 용암으로 뒤엎은 뜨거움의 쓰나미 속에 갇혀있는 여름이었다.  음악감상이 삶에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사람들도 어떤 음악을 들어야 분간하기 힘들어 자신의 음반 컬렉션 앞에 서서 이것 저것 만지작 거리다 최종적 선택을 하지 못하기도 한다.  양보 없는 더위의 행렬 앞에 녹초가 심신은 웰빙의 의욕을 잃은 지쳐있기 때문에 그날 그날의 자신의 기분 코드 조차도 가늠하기 쉽지 않아서이다.  그런 이유인지 필자 역시 이번 여름에는 한장의 음반도 손에 만져보지 못했다.  그러다 어느날 지인이 어느 공원에서 찍었다며 내게 온갖 아름답게 만발한 꽃밭 주변에 호랑나비들이 날아다니는 사진 컷을 줄의 짧은 부제와 함께 보내왔다: “호랑나비가 여름을 찬미하는 .”  순간 망치로 머리를 한대 얻어 맞은 멍해졌다.  마치 영영 사라져버리고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어떤 느낌의 기억이 데자부(Deja vu) 현상으로 다시 앞에 돌아와 있는 것이다.   나는 내가 여름의 주인공이 되려 하는가?”  역으로 돌아온 화두 앞에 나는 순간 번쩍이는 깨달음이 가져다 주는 명료한 영험함 앞에 겸허이 나의 부끄러움을 시인할 밖에 없었다.  여름!  온갖 아름다운 꽃들이 당신의 주변을 여름향기로 가득 채운 가운데에 꽃밭에 모인 호랑나비들의 찬미를 받으시는 당신 귀공녀.  봄의 화창함이나 가을의 화려함이 결코 흉내낼 없는 당신만의 단아함으로 아름다움을 겸손히 드러내는 귀공녀. 당신을 덥다고 짜증내고 비웃고 경시했던 저의 부족함을 깨닫습니다.”  문득 음악방으로 도메니코 치마로사 (Domenico Cimarosa 1749-1801, Italy) 음반을 집어들었다.  그의 소나타 No. 7 in C major [Tempo di Menuetto] 불현듯 생각났기 때문이다. 모짜르트의 화려한 경쾌함이나 베에토벤의 중후한 독백도, 또는 브람스나 슈먄의 독일적 낭만의 흐느낌도 흉내낼 없는 단아한 아름다움이 나의 지친 심신을 쉬게 해준다.  당신 귀공녀는 치마로사를 통해서도 이미 내게 아늑하고 포근한 사랑의 메세지를 보내고 있었는데 나는 어처구니 없이도 당신을 원망만 하고 있었습니다...”  4분의 3박자 템포 메뉴엣또로 사뿐 사뿐 걸어오시는 귀공녀.  얇디 얇은 호랑나비의 날개를 통해 보는 세계, 영묘한 프리즘의 비전.   비전이 음으로 펼쳐진다.  날개만큼이나 엷은 하모닉 텍스쳐 (Harmonic Texture) 싱글 레이어 (Single Layer) 멜로디는 치마로사만이 선사할 있는 여름의 선물이라 있을 것이다.  아름다움의 개성이 강하거나 또는 넘칠 때는 아름다움 자체가 미학을 수용하는 감성의 한계에 위협적인 무기가 수도 있겠지만, 처음부터 비운 마음에서 바다가 아닌 냇물에 그물을 뿌려 음을 낚는 치마로사의 음악은 귀공녀가 선택한 마음임에 분명한 같다.  불과 2 17초라는 짧은 곡이 끝나갈 때에, 맞춰 창가를 통해 쪽빛이 든다.  햇님도 프리즘을 통해 귀한 선물을 보내오시나보다.  여름, 다음의 만남을 기약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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