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애란 신드롬… 소설로 9개 주요 상 싹쓸이 

ㆍ이상문학상·한무숙문학상 이어 작가들이 뽑은 최고 단편 선정

ㆍ‘침묵의 미래’ 교보 베스트셀러 두 달 동안 5만부 넘어 ‘이변’

 

침묵의 미래     인물사진     비행운 


33세. 등단 11년. 소설집 3권과 장편소설 1권 발표. 문학상 9차례 수상.

 

작 가 김애란씨의 이력서다. 한국예술종합학교 극작과에 재학 중이던 2002년 제1회 대산대학문학상을 받으면서 등단할 때부터 ‘앙팡 테리블’로 주목받았던 그가 최근 더욱 성가를 높이고 있다. 올 들어 소설집 <비행운>으로 한무숙문학상을, 단편 ‘침묵의 미래’로 이상문학상을 잇따라 받더니 ‘침묵의 미래’가 표제작으로 실린 <이상문학상 작품집>을 베스트셀러에 올려놓았다. 여기에 <비행운>에 수록된 단편 ‘하루의 축’이 최근 120명의 작가와 평론가, 출판 관계자가 참여하는 ‘2013 작가가 선정한 오늘의 소설’로 뽑혔다.

 

도 서출판 작가가 전문가 설문 방식으로 매년 선정하는 ‘…오늘의 소설’에 참여한 문학평론가들은 김씨 작품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하루의 축’이 수록된) <비행운>을 읽고 작가가 탄생했구나 생각했다”(이경재), “박완서에서 신경숙으로 이어지는 천의무봉함을 잇는 작가”(이재복), “어떤 평범한 인간 이야기도 김애란이 만지면 달라진다”(방민호)는 찬사를 쏟아냈다.

 

‘하 루의 축’은 인천국제공항에서 화장실 청소부로 일하는 50대 중반 여성 기옥씨의 추석 전날 하루를 그린 작품. 음식을 준비하다가 깜빡 졸고, 서둘러 오후에 출근해 더러워진 화장실을 청소하고, 먹다 남은 고급과자를 화장실에 버리는 젊은 주부와 실랑이를 하는 등 사소한 일상을 그리면서도 거대한 사회체제의 부속품으로 살아가는 비정규직 노동자의 비애를 담아냈다. 이 작품이 포함된 소설집 <비행운>은 지난해 7월 출간돼 지금까지 3만9000부가 팔렸다.

 

< 이상문학상 작품집>은 김씨의 인기에 힘입어 지난 1월 중순 출간 이후 두 달 동안 5만부가 넘게 팔렸다. 책을 펴낸 문학사상사 윤혜준 편집장은 “김애란의 힘인 것 같다. <이상문학상 작품집>이 교보문고, 예스24 등 주요 서점의 베스트셀러 2위까지 올라간 건 2001년 신경숙의 ‘부석사’가 표제작으로 실린 이후 처음이다”고 밝혔다. 언어의 영(靈)을 화자로 삼아 사라지는 소수언어에 대한 안타까움을 표출한 수상작 ‘침묵의 미래’에 대해 문학평론가인 권영민 단국대 석좌교수는 “언어의 생성과 사멸의 과정을 인간 자신의 운명처럼 그려내고 있는 이 관념소설은 내면적인 사유의 공간을 이야기의 무대 위로 끌어올린다”며 “일상성의 깊은 늪에 빠져 있는 우리 소설의 새로운 돌파구”라고 평가했다.

 

김 씨는 상복이 유독 많은 작가다. 첫 소설집 <달려라 아비>를 펴내기도 전에 한국일보문학상을 받은 것을 시작으로 두 번째 소설집 <침이 고인다>와 첫 장편 <두근두근 내 인생>을 발표하는 동안 이효석문학상,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 신동엽창작상, 김유정문학상, 젊은작가상을 수상했다.

 

문 단과 대중의 지지를 고루 받는 김애란 소설의 특징은 명랑성과 세대의식이다. 김씨는 각 인물의 특징을 포착해 성격화함으로써 특유의 명랑성을 끌어낸다. 또 산업화시대를 통과한 아버지 세대와의 단절을 꾀하면서도 그들을 연민과 포용의 눈길로 바라본다.

 

작가와 같은 세대인 문학평론가 전소영씨는 “김애란 문학은 IMF 세대가 겪은 성장통을 담고 있어 동세대 독자에게 공감을 준다. 그러면서도 경제적 어려움, 가족해체 등의 문제를 유머로 바꿔 희망과 위로를 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