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포풀리콜라'

                                                                        

                                                                                -김령-




"오바마 노벨 평화상 받았다."

아침 신문 1면을 펼치니 낯익은 얼굴이다. 새벽 6시 기자들로부터 수상소식을 전해들은 백악관 대변인이 곧바로 오바마대통령에게 전화를 했다. 그의 대답은 "놀랍고 황송하다"였다.

 미국은 지금까지 네 명의 노벨평화상 수상자를 배출했다. 모두가 전현직대통령들이다. 26대 루스벨트, 28대 우드로 윌슨, 39대 지미 카터, 그리고 오바마다.

 노벨상은 스웨덴의 알프레드 노벨이 자신이 발명한 다이너마이트가 당초 의도와 달리 많은 인명을 살상하고 세상을 파괴하는데 이용된다는 것을 깨닫고 사죄하는 마음으로 전 재산을 희사해 만든 상이다. 인류의 행복과 이익증진을 위해 진리를 탐구하는 사람들의 활동을 장려하고 고무하기 위해 제정했다. 누가 뭐래도 세계에서 가장 권위있는 상 아닌가. 한국인으로 노벨상을 받은 사람은 고 김대중대통령이 유일하다. 퍼주기 대북정책이라는 비난도 받았지만 남북화해와 교류에 공헌한 것만은 분명하다.

 노르웨이 노벨상위원회는 핵무기 없는 세상을 만들려는 오바마의 비전과 노력을 중요하게 평가하며 오바마 만큼 전 세계의 관심을 모으고 국민에게 더 나은 미래에 대한 희망을 줄 인물도 드물다고 밝혔다. 위원회는 특히 오바마 대통령의 다자외교와 핵군축 노력이 무기통제협상에 큰 자극이 되었다고 부연했다. 오바마 주도로 미국은 지금 인류를 위협하는 기후위기에 대처하는 데도  건설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는 칭찬도 잊지 않았다.

 우리 민족은지난 반세기동안 여러 대통령들을 겪었다. 이승만대통령의 빛과 그림자, 장면정권(윤보선대통령)의 허와 실, 피묻은 손으로 정군을 찬탈하고도 지금까지 건재한 전두환대통령, 나라살림 거덜내다 구관이 명관이란 소릴 듣던 김영삼대통령. 그러나 우린 이제 G20가 되었다. 돌이켜보면 너나없이 국민 모두가 수고 많이 한 덕이다.

 이제 세상에 철의 장막은 없다. 모두가 똑똑하다. 세상의 모든 창문은 열려있다. 오늘 다시 세상의 이목은 오바마를 향하고 있을 것이다. 이제 기존의 감성적 정치대신 지성의 정치를 사람들은 원한다.

 노련한 닉슨을 케네디가 물리쳤듯 관록의 정치인 매케인을 압도한 오바마에게 기대하는 건 지성적인 대통령의 모습이다. 조국의 한 여류시인의 글이 생각난다. "정치가의 얼굴도 저렇게 깨끗할 수가 있구나. 정치도 얼마든지 아름다울 수가 있구나." 한 편의 시와 같은 오바마의 자서전을 읽으며 사람들은 말했다. 그의 승리는 '문학의 승리'라고. 뉴욕타임스는 "정말로 좋은 글을 쓸 줄 아는, 자신에 대해 감동적이고 진솔한 글을 쓰는, 아주 드문 정치인"이라는 평과 함께 "정확하고 바른 문장은 세상을 바꾸는 힘이 있으며 그것은 곧 인문학에서 나온다"고 보도한 바 있다.

 "오바마가 잘하고 있나요?"라는 질문에 잭 웰치 부부는 A학점을 주겠다고 말한다. 첫번째 이유는 오바마에게 비전이 있기 때문이라고 그들 부부는 말했다. 오바마는 또 알기 쉬운 말로 미국인들과 자연스럽게 얘기하는 소통의 달인으로 통한다. 그리고 리더의 성공 요인인 팀워크를 잘 이뤄내는 사람으로알려져 있다. 의사결정에 적절한 속도운용을 할 줄 아는 진정성도 갖첬다는 평을 듣는다.

  2005년 전 로마의 장군 발레리우스가 숨을 거둘 때 그의 손엔 장례비 조차 없었다. 로마인들은 발레리우스에 로마를 공화국 반석에 올린 포풀리콜라(시민의 친구)라는 존칭을 부여했다. 이제 오바마가 진정한 시민의 친구 되는 걸 지켜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