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조회 수 11264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수필문학의 단점과 한계성

-이철호의 「수필창작의 이론과 실기」에서





수필문학은 분명히 수필문학으로서의 고유의 영역과 특성, 또는 장점을 많이 지니고 있는 문학이다. 이 점에 대해서는 이미 이 책의 여러 부문에서 누누이 언급되고 있다.

반 면에 수필문학은 그 나름대로의 단점과 한계성을 지니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흔히 수필문학의 특성이나 장점에 대해서는 많이 언급하면서도 그 단점이나 한계성에 대해서는 잘 언급하지 않거나 애써 축소시키려는 경향이 있는데, 이러한 태도는 옳은 태도라고 할 수 없다.

오히려 수필문학의 특성이나 장점과 함께 수필문학의 단점이나 한계성에 대해서도 자세히 살펴보고 그 개선책이나 보완점 등을 제시하며 개선해 나가는 것이 올바른 태도일 것이다.

특히 수필가들은 자신이 쓰고 있는 글이 수필이라는 이유로 무조건 수필문학의 특성이나 장점만 부각시키고 단점이나 한계성은 애써 감추거나 축소시키려는 자세를 지양하고 부족한 부분에 대한 개선과 보완에 더욱 힘쓰는 자세가 요구된다.

그렇다면 수필문학의 단점이나 한계성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무론 여기에는 여러 가지 견해가 있을 수 있겠으나, 수필문학의 단점이나 한계성에 관한 필자의 견해는 다음과 같다.



1) 적은 분량으로 인한 한계성

물 론 수필 작품들 중에는 그 원고 분량이 많거나 장편에 가까운 수필도 있는 것이 사실이다. 또한 수필은 그 내용이나 형식, 표현 방법 등에 있어서 제한이 없고 자유로운 것처럼 원고 분량에 대한 제한도 없다. 길게 쓰든 짧게 쓰든, 그것은 어디까지나 쓰는 사람의 자유 권한에 속한다.

그러나 수필은 대개 원고지로 따져서 12~15매 정도의 분량이 보통이다. 여러 지면을 통해 발표되는 수필 작품들을 보더라도 20매를 넘는 분량은 찾아보기 어렵다.

이처럼 수필의 분량은 대체로 적은 편이면서도 그 짤막한 길이 속에 작가의 의도나 생각 등을 모두 함축시켜 표출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알차고 알맹이가 있는 내용이 이 속에 꽉 차 있어야 한다.

만 일 짤막한 분량이라고 해서 작가의 의도나 생각 등이 미처 다 표현되지 못하거나 구성이나 짜임새가 엉성하다면, 그것은 이미 수필 작품으로서의 가치가 상실되고 만다. 다시 말해 한정된 분량 속에 최대한의 알찬 내용을 담아야 하는 것이 바로 수필인 것이다.

그 러나 이처럼 한정된 분량 속에 최대한의 알찬 내용을 담는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상념의 정제와 압축, 문장 표현의 능숙함과 압축력, 치밀하고도 짜임새 있는 구성, 간결하고도 함축성 있는 문장력, 짤막한 가운데 번뜩이는 재치와 유머 감각 등이 종합적으로 요구되기 때문이다.

또한 한정된 분량 속에 자신의 의도나 생각, 또는 여러 가지 내용을 담으려다 보면 아무래도 무리가 따르고 적절하고도 완벽하게 다 표현하는 데 어려움이 있기 마련이다. 물론 이것은 수필가로서의 뛰어난 능력으로서 극복 될 수 있는 것이기는 하지만, 이 또한 쉬운 일이 아니다.

그렇다고 분량을 늘려서 수필을 쓰다 보면 자칫 수필로서의 특성이나 묘미를 상실하고 장황해질 수도 있다. 또한 너무 긴 수필은 수필문학의 특징인 간결성과 함축미를 잃기 쉽고, 독자들이 공감이나 호응을 얻는 데에도 어려움이 따른다.



2) 개인적, 제한된 소재에서 오는 한계성

수필의 소재는 지극히 개인적인 것이다. 또 작가 개인의 일상 생활을 중심으로 하여 우리 주위에서 흔히 보거나 느낄 수 있는, 평범한 일들이나 사소한 것들 중에서 소재가 선택되는 수가 많다.

물론 이러한 개인적이거나 일상적이며, 또는 평범한 일들이나 사소한 것들 중에서 소재를 선택하여, 그것을 가치 있고 의미 있는 문학 작품으로 승화시켜 놓는 것 바로 수필이다.

또 한 이것이야말로 수필이 지닌 본질적 특성이며, 또 그렇게 해야 하는 것이 수필가의 사명이기도 하다. 흡사 훌륭한 예술가가 별것도 아닌 재료를 가지고 위대한 예술품이나 조각품을 만들어 내듯이 우리 주위에서 흔히 보거나 겪을 수 있는 일이나 소재를 가지고 가치있고 훌륭한 문학 작품으로 탈바꿈해 놓는 것이 바로 수필이요, 그런 일을 하는 사람이 다름 아닌 수필가인 것이다.

그 러나 여기에는 상당한 어려움이 따르기 마련이다. 별것도 아닌 재료를 가지고 위해한 예술품이나 조각품을 만들어 낸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듯이 평범하고도 일상적인 소재를 가지고 뛰어난 문학 작품을 빚어내는 것도 결코 쉬운 일은 아닌 것이다.

평범하고도 일상적인 소재를 가지고 평범하고도 안이한 자세로 수필을 쓴다면, 그것은 그야말로 평범하고도 대수롭지 않은 수필이 되고 말 뿐이다.

또한 이런 수필은 수필로서의 가치도 없을 뿐만 아니라 독자들로부터 외면당하기 십상이다. 누구나 흔히 보고, 듣고, 느끼고, 생각할 수 있는 일들을 그댈 그려 놓았다면 누가 관심과 흥미를 갖겠는가.

따라서 이 평범하고도 일상적인 소재, 또는 지극히 개인적이거나 제한된 소재를 가지고 어떻게 훌륭한 문학 작품으로 승화시키느냐 하는 것이 중요한 문제이다.

또한 이로 인한 한계성과 어려움을 어떻게 극복하느냐에 따라 작품으로서의 성패가 달려 있다.

그러나 '평범함' 속에서 '비범함'을 찾아내고, 훌륭한 작품을 창조해 낸다는 것 역시 쉬운 일이 아니다.

뿐만 아니라 수필가로서의 예리한 시각이나 관찰력, 분석력, 뛰어난 표현 능력, 심오한 사상과 수준 높은 지성, 폭넓은 사고 등이 충분히 갖추어져 있지 않으면 이러한 개인적. 제한된 소재에서 오는 한계성을 극복하기도 어렵다.

특히 수필은 개인적인 이야기를 그려놓는 수가 많기 때문에 이로 인한 한계성을 극복하지 못하면 사사로운 신변잡기가 되기 쉽다.

또 한 수필의 소재는 평범하거나 일상적이며 제한된 소재 속에서 선택되는 수가 많이 때문에 이에 따른 한계성에 부딪히는 수가 많은데, 만일 이를 충분히 극복해 내지 못하면 다른 사람들이 쓴 수필과 엇비슷하고 특색이나 개성이 없으며, 따라서 문학성과 예술성이 결여된 수필이 되고 만다.



3) 허구의 배제에서 오는 한계성

일반적으로 수필에서는 허구가 용납되지 않는다. 이것이 수필문학이 시나 소설 등과 같은 다른 문학 장르와 크게 다른 점들 중의 하나이다.

이를테면 소설에서의 '나'는 물론 작가 자신을 의미하는 '나'일 수도 있지만, 그보다는 가공의 '나', 허구의 '나'인 경우가 훨씬 더 많다. 이레 비해 수필에서의 '나'는 어디까지나 그 수필을 쓴 사람 자신을 의미한다.

다시 말해 수필에서는 허구나 가공의 '나'가 존재할 수 없는 것이다.

오직 작가 자신의 '나'만 존재할 뿐이다.

물 론 최근에는 수필에서의 허구성을 어느 정도 인정해야 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문학적 가치의 향상이나 작품으로서의 극적인 효과, 보다 짜임새 있는 구성과 연관성, 독자의 감동 유발이나 감동의 상승효과 등을 위해 제한적이나마 허구를 인정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또 한 수필의 내용이나 형식, 또는 표현양식 등에서 오는 한계성, 이를테면 수필이 사실과 개인적 체험을 바탕으로 쓰여지는 데에서 오는 한계성을 극복하고 보다 큰 문학적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약간의 허구는 용납되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이것은 다시 말해 허구의 배제에서 오는, 수필의 한계성을 극복하기 위한 수단으로서 어느 정도의 허구를 인정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리고 허구의 배제로 인한, 수필의 한계성과 제약이 있는 것도 분명한 사실이며 이로 인해 수필을 쓰는 것이 시나 소설을 쓰는 것에 비해 작가의 상상력이나 극적인 효과 등을 마음껏 발휘하는 데 어려움이 따른다.

이같은 수필에서의 허구성 인정 문제는 그동안 많은 논란이 있어 왔고, 그 필요성이나 설득력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수필에서의 허구는 인정되지 않는 상황이며, 수필에서의 허구를 찬성하는 견해보다는 반대하는 견해가 훨씬 더 우세하다.

이러한 수필에서의 허구성 문제는 이 책의 다른 부분에서 보다 자세하고도 집중적으로 다루어지고 있지만, 어쨌든 수필에서의 허구의 배제에서 오는 한계성이 있다는 것만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리고 이것은 바로 수필문학이 지닌 단점이자 한계성이다.

이 밖에도 수필문학이 지닌 단점이나 한계성은 또 있을 것이다. 그러나 보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수필문학이 지닌 단점이나 한계성, 그 자체보다도 이를 어떻게 극복하여 수필문학의 가치와 위상을 높이느냐하는 것이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99 비유와 이미지에 대한 시교육의 방향 문학 2018.07.01 762
98 詩를 쉽게 쓰는 요령 mimi 2015.01.26 10187
97 시적 이미지와 삶/김기택 mimi 2014.11.19 9527
96 시, 객체화한 정신 mimi 2014.08.08 7941
95 내가 생각하는 시 혹은 그 고민들 mimi 2014.02.15 9590
94 운문화된 수필문학의 미래/윤재천 (수필가. 전 한국수필학회장) mimi 2013.12.16 24370
93 나는 시를 이렇게 쓴다 / 김경주 시인 mimi 2013.10.15 13795
92 뼛속까지 내려가서 써라 mimi 2013.08.14 9460
91 더 좋은 시를 쓰고 싶어하는 여러분에게/ 이승하 mimi 2013.08.02 10657
90 나는 왜 문학을 하는가? mimi 2013.04.07 11391
89 21세기 수필의 시대, 수필 어떻게 쓸 것인가 mimi 2013.03.02 16759
88 미완성의 울림 mimi 2013.02.13 10565
87 시창작강의:대상의 인식과 거리 mimi 2013.01.12 11579
86 다중문화와 멀티라이프(Multi Life)시대의 시 /김백겸 mimi 2012.12.15 10692
85 피천득의 창작의식 mimi 2012.11.14 12205
84 수필은 내 삶의 내부적 외침이며 아울러 체험이다 mimi 2012.11.01 11388
83 시(poesie)의 '시뮬라크르'와 실재實在라는 광원光源/ 김백겸 mimi 2012.10.22 11122
82 고뇌하는 작가의 흔적 mimi 2012.10.08 11288
81 수필과 시의 문장 구조상 차이점 mimi 2012.08.27 12494
» 수필문학의 단점과 한계성 mimi 2012.08.06 11264
Board Pagination ‹ Prev 1 2 3 4 5 Next ›
/ 5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Designed by sketchbooks.co.kr / sketchbook5 board skin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