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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6.16 10:48

권태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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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메일 begrateful@hanmail.net

권태은.jpg  


방송통신대 국어국문과 졸업
숙대 특수교육대학원 TESOL 자격증 과정 수료
          2010 워싱턴 문학상 시부문 당선
2012년 한국일보 문예공모전 시부문 가작 입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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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오래된 꿈  

 


내 꿈은 오래되어 내가 미처 잠들기 전  

늘 나의 머리맡 어디쯤에서 벌써 나를 기다린다  

꿈에서 나는  

영겁의 시간 속을 이리 저리 흘러 다니고  

어느 때 나의 혼은  

깊고 깊은 바다 속 고요한 물결 속으로 가라앉으며  

비로소 고운  해초처럼 풀어져 물속에 스민다.  

내가 있기 전의 나는  

어쩌면 *꿈의 부족 중 한 여자이었을까.  

그리하여 밤마다 나는 혼곤한 꿈을 꾸고  

아침이면 다른 세상으로 돌아오는 것일까.  

 

밤마다 꿈을 꿀 때  

내 영혼이 다녀오는 곳은 어디인지  

꿈에서 깨어나는 때로 생각한다  

사람이 살아가는 일이 하늘과 땅 사이의 일이라지만  

때로 꿈속에서 나는  

가본 적 없는 골목길을 떠돌고  

먼 옛날의 사람들을 만나기도 하니  

그럴 때마다 꿈속의 나는  

내가 닿을 수 없는 것들의 아득함에 무릎이 꺾이고  

온몸에 가득 막막함뿐이니  

나에게 생은 겹겹의 꽃잎을 헤아리는 일, 그런 것일까.  

 

밤마다 나는  

꿈의 우물가를 서성인다  

우물 속 깊은 물길 아래 낯익은 그림자 하나  

따스한 물결 너머 그 뭉클한 목소리 내게 말한다  

흐린 눈물 지나서 가만히 닿아지는 세상이 있을 거라고  

모질고 힘들어도 가라앉는 걸 두려워하지 말라고  

발을 헛디뎌 바닥으로 내려앉을 때  

거기 비로소 온전한 생의 길이 있는 거라고.  

 

*꿈의 부족: 작가 김별아의 소설 제목 






  • mimi 2012.06.16 10:59




     이제는 사랑이여


    사랑도 세월이 지나면 나이를 먹는 것인가
    이제 난 당신이 어디 있는 지 궁금하지 않고
    당신의 아픈 말에도 마음을 다치지 않는다
    한때는 당신을 좆아 다니느라
    세상의 많은 도시들을 가슴에 품고
    당신이 어디에 있는 지 알 수 없는 밤이면
    살갖 아래 눈물길 골깊게 패이고
    당신을 만나러 가던 길
    내 가슴엔 시도 때도 없이 꽃들이 피고
    엄동설한에도 마음은 자주 사막이었으니
    허둥거린 생애
    내 신발들 어느덧 뒷굽이 닳고 닳고
    깃털 같던 치맛단 너덜너덜  해졌으니
    이제는 보인다 지난날의 질주 
    수시로 범람하던 마음의 강둑

     
              이제는 나

              아무때나 붉어졌던 그 마음과도 맞짱을 뜨고

              힘에 부치던 연모의 물살에
    등돌릴 힘
              내 아랫배에 생겼으니

              이제는 당신을 만나지 않아도 괜찮다고

              이만큼 살아보니

              만나는 일과 그렇지 않은 일들이

              어쩌면 처음부터 하나였다고

              당신은 당신의 삶을 살았고

              당신을 좇았던 내 지난날의 시간도

              하나도 덜어낼 것 없는내 삶의 길이었다고

              말하기에 이르렀다

     이제는 사랑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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