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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의 추천시/용마루-박 앤

2019.03.02 07:54

문학 조회 수: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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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마루

 

박 앤



 

먼 길 가다

 잠시 내 집 들른 길손에게

요기할 아무것도 내어놓지 않고 보내면

더구나 그 사람이 아이 딸린 어미이면

그 집 용마루가 울음을 운다는데

허기져 돌아가는 처진 어깨를

물끄러미 내려다보았을 용마루

 

배고픔처럼 서러운 게 없는 거라고

계모 밑에서 밥 짓는 일로 어린 시절을 보냈어도

늘 배가 고팠다던 어머니

내 집 찾는 누구에게도

빈 입으로 보내는 일 없었다

 

살아있는 모든 것들은

배부터 채워야 제구실한다지 않는가

지금도 춥고 배고픈 이들은

어디든 있는 것이어서

늘 세상을 내려다보며 측은해하는

신의 마음을 헤아리다 보면

왠지 가슴이 먹먹해지는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