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창현의 평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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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2도   / 김명서



언제나 냉소적이던

언제나 대칭을 이루던

하나의 몸과 하나의 마음이

우리, 라는 복수 일인칭으로 겹쳐지는

순간

37.2도

음문의 뿌리까지 발긋발긋 차올라

경계도 없이

규칙도 없이

온몸이 사르르 녹아내린다네

아,

오렌지꽃 태우는 냄새!

아주 짧고 아주 긴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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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2도는 사랑하기에 좋은, 임신하기에 아주 좋은 체온이라네.

'11분'은 파올로 코옐로의 소설 제목.

절정에 올랐을 때의 평균 지속시간이라네.

 아무리 몰랐던 얼굴, 아무리 멀었던 이름이라도

하나의 몸과 하나의 마음으로  '우리'라는 복수 일인칭으로 포개질 때

우리는 순간 37.2도가 된다네.

 경계도, 규칙도 없이 어두운 문, 발긋한 그 뿌리까지 서로가 차오르면,

아, 오렌지꽃 태우는 비릿한 그 냄새, 그 아주 길고도 아주 짧은, 그 11분!

인간의 체온이란 게 그런 거였다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