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창현의 평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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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뭇잎 사이로  / 정호승



나뭇잎 사이로 걸어가라

모든 적은 한때 친구였다

우리가 나뭇잎 사이로 걸어가지 않고

어떻게 죽음을 맞이할 수 있겠는가

고요히 칼을 버리고

세상의 거지들은 다

가을의 나뭇잎 사이로 걸어가라

마뭇잎 사리로 걸어가지 않고

어떻게 우리의 눈물이

햇살이 되겠는가

어떻게 우리의 상처가

잎새가 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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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윈래 나무에게서 숨 받아 쉴 수밖에 없었고,

삶도 나무에게 의지할 밖에 없었다.

나무는 하나님 대신이었고,

어머니도 그의 대신이었으므로.

카인과 아벨이 걸어갔던 길, 베드로와 유다도 함께 걸었고,

갑돌이와 갑순이, 글 아무도 나무만은 배신할 수가 없었다.

이제는 사람들이 세상 향해 품었던 모든 한의 칼을 버리고

나뭇잎 사이로 걸어갈밖에다.

그러지 않고서야 어떻게 우리들의 통회, 우리들의 참회,

우리들의 눈물이 , 햇살 될 수 있겠으랴.

수많은 상처, 억겁의 죄 같은 그 상처가 어찌 잎새가 될 수 있겠으랴.

나뭇잎 사이로 걸어가자. 녹음 아래로든, 낙엽 위로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