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창현의 평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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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  /박노해

 

 

우리 세 식구의 밥줄을 쥐고 있는 사장님은

나의 하늘이다

프레스에 찍힌 손을 부여안고

병원으로 갔을 때

손을 붙일 수도 병신을 만들 수도 있는 의사 선생님은

나의 하늘이다

두 달째 임금이 막히고

노조를 결성하다 경찰서에 끌려가

세상에 죄 한번 짓지 않은 우리들

감옥소에 집어 넌다는 경찰관님은

항시 두려운 하늘이다

죄인을 만들 수도 살릴 수도 있는 판검사님은

무서운 하늘이다

관청에 앉아서 흥하게도 망하게도 할 수 있는

관리들은 겁나는 하늘이다

높은 사람, 힘 있는 사람, 돈 많은 사람은

모두 하늘처럼 뵌다

아니, 우리의 생을 관장하는 검은 하늘이시다

나는 어디에서

누구에게 하늘이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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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대로 바닥으로만 살아온 힘없는 내가/ 그 사람에게만은/

이제 막 아장걸음마 시작하는/미치게 예쁜 우리 아가에게만은/

흔들리는 작은 하늘이것지/아 우리도 하늘이 되고 싶습니다/

짓누르는 먹구름 하늘이 아닌/서로를 받쳐 주는/

우리 모두 서로가 서로에게 푸른 하늘이 되는/

그런 세상이고 싶습니다// 이것은 시인의 절규이기도 합니다.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신 하늘은 이름 그대로 하나인

하늘입니다. 그 누구에게도 그냥 티없이 맑은 하늘입니다.

만인에게 공평하게 주는 참 민주주의 얼굴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살아가는 인간들의 지상에는 무서운 하늘이 많습니다.

이상주의자는 당당한 것 같지만 이상이 놀기에 세상은 외롭습니다.

이상주의자는 숭고한 것 같자만 그의 뜻이 숭고하기에 이 세상에서

쓸쓸합니다. 영원한 유토피아를 그리는 이 순결한 이상주의자,

시인의 참 하늘이 그냥 서럽습니다.

 우리가 디아스포라로 이 땅에 와 살면서,

우리에게도 무서운 하늘은 수없이 많습니다. 우리가 정말 무섭지 않은

하늘은, 우리들 가슴 속에 있는 저 높은 곳, 절망 속에서도 아버지라 부를 수 있는, 오직 한곳, 그 하늘일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