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창현의 평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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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강에 가고 싶다     / 김용택

 

 

그 강에 가고 싶다

사람이 없더라도 강물은 저 홀로 흐르고

사람이 없더라도 강물은 멀리 간다

인자는 나도

애가 타게 무엇을 기다리지 않을 때도 되었다

봄이 되어 꽃이 핀다고

금방 기뻐 웃을 일도 아니고

가을이 되어 잎이 진다고

산에서 눈길을 쉬이 거둘 일도 아니다

강가에서 그저 물을 볼 일이고

가만가만 다가가 물 깊이 산을 볼 일이다

무엇이 바쁜가

이만큼 살아서 마주할 산이 거기 늘 앉아 있고

이만큼 걸어 항상 물이 거기 흐른다

인자는 강가에 가지 않아도

산은 내 머리 맡에 와 앉아 쉬었다가 저 혼자 가고

강물도 저 혼자 돌아간다

그 강가에 가고 싶다

물이 산을 두고 가지 않고

산 또한 물을 두고 가지 않는다

그 산에 그 강

강에 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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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이 없더라도 강물은 저 혼자 흐르고, 사람이 없더라도 산은 항상 거기 혼자 서 있습니다. 강과 산은 언제나 어디서나 그렇게 같이 있습니다. 변함없는 사물에 대한 시인의 동경은 인간에게도 이어지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세속적인 희로애락의 분별없는 감정을 넘어서서 거대한 우주의 순환적인 흐름에 조용히 몸을 맡긴 채 그 속에 함께 섞여서 무심의 삶을 살고 싶다는 것입니다. 산이 거기 있고 산이 있는 곳 거기 물이 있듯, 외롭다고 허둥대거나 바쁘다고 자신을 상실하지 말자는 것입니다.

늘 거기 앉아있는 산, 늘 거기서 흐르고 있는 강물은 당신의 영원한 친구가 되어줄 수 있지 않겠냐고 그는 우리에게 암시를 줍니다. 팍팍한 이민의 삶속, 우리도 산과 강이 있는 곳에 찾아갑시다. 고요하지만 깊이, 오래, 멀리 흐르는 강과 무뚝뚝하지만 의연하게 흔들림 없는 모습으로 서있는 저 산의 영원성을 우리들의 삶속에 수시로 초대하며 넉넉한 마음으로 살아갑시다.